퀴즈를 풀고 보험료를 할인 받을 수 있다? 실리콘밸리의 유니콘 기대주 : 헬스아이큐(HealthIQ)


퀴즈를 풀고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바로 2014년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헬스아이큐(HealthIQ)라는 인슈어테크(Insurance와 Technology를 결합한 신조어로 보험산업에 IT기술을 접목한 산업)회사인데요. Andreessen Horowitz로부터 투자를 받은 데에 이어 올해 5월에는 5천 5백만 달러를 추가 투자 받으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창업 5년만에 총 투자 유치금액 1억 3,650만 달러(1,600억)를 달성한 성취입니다.

실리콘밸리의 새로운 인슈어테크 유망주. 헬스아이큐는 어떤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수익모델은 어떻게 되는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헬스아이큐의 탄생

헬스아이큐의 대표 문잘 사하(Munjal Shah)는 이전의 사업체를 구글에 매각하여 성공가도를 걷던 기업가였습니다. 그러나  며칠 지나지 않아 가슴에 통증을 느끼고 응급실까지 가게 되는데요. 건강과 죽음에 대한 걱정이 그의 머릿속을 스치고, 그 이후부터 완전히 다른 삶을 살기 시작합니다.

우선 문잘은 스탠포드에서 건강과 의학에 관련된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식단을 개선하고 20kg정도를 감량했습니다. 이후에는 비슷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꾸준하게 교류하였으며, 건강한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상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합니다. 이들은 하던 일들을 정리하고 사업하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헬스아이큐의 탄생배경입니다.

건강 퀴즈를 푸는 사람들에게 보험료를 할인해주자! 헬스아이큐

건강관리를 꾸준히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같은 보험료를 내야하나?

헬스아이큐의 서비스는 간단합니다. 건강한 사람들에게 생명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것입니다. 꾸준히 운동을 하고 본인의 몸을 챙기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같은 보험료를 내는 것이 불공평하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실제로 높은 헬스아이큐를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사망률이 36% 낮다고 합니다.

(사진 = HealthIQ)


헬스아이큐는 퀴즈를 통해 건강한 사람들을 판별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문잘은 한 인터뷰에서 “지식이 있다고 하여 모두 실천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르면 실천조차 할 수 없습니다(Knowing isn’t doing but you can’t do what you don’t know)”라고 대답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건강 퀴즈를 정교하게 구성하려고 노력합니다. 약 50명 가량의 의료-건강 전문가들이 약 30,000개의 퀴즈를 만들었습니다. 영양, 운동, 의학 카테고리로 분류를 하였고,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지 않고서는 풀기 힘든 형태로 문제를 만듭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밀크 초콜릿과 다크 초콜릿 중 어느 것이 더 건강에 좋은가?’와 같은 문제는 누구나 풀 수 있습니다. 그러나 ‘코코넛 오일에 있는 포화지방은 어느정도인가?’와 같은 문제는 평소에 관심이 없었으면 쉽게 풀 수 없습니다.

헬스아이큐의 비전은 사람들의 건강지식(Health Literacy)을 높이는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운동하라고 보채는(Nagging) 서비스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많은 지식으로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사람들에게는 낮은 보험료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동기부여를 합니다.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말이죠.

헬스아이큐의 비즈니스모델 : 그런데 돈은 어떻게 버는가?

– 결국 핵심은 잠재 고객을 얼마나 만들어 올 수 있냐는 것 –

이쯤되면 의문이 생깁니다. 헬스아이큐는 돈을 어떻게 벌까요. 헬스아이큐는 자체 보험을 제공하는 보험사가 아닌데도 고객들에게 보험료를 더 싸게 제공하겠다고 합니다. 리스크를 지고 보험료를 지급하는 보험사들이 이것을 납득할 수 있을까요? 본인들이 계산하고 책정해놓은 리스크와 보험료보다 싸게 제공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제 의심과 달리 보험사들은 이미 헬스아이큐와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헬스아이큐는 Prudential, John Hancock, Lincoln Financial Group등을 비롯하여 30개가 넘는 보험사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헬스아이큐를 통한 보험 제공이 수지타산이 맞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어떻게 이해관계가 일치시켰는가?’라는 다음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이 질문은 헬스아이큐에서 제공하는 퀴즈를 풀고 보험을 신청하기까지의 프로세스를 직접 살펴보면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필자가 퀴즈를 풀고 획득한 Elite 뱃지)

(퀴즈를 풀고 획득한 뱃지로 할 수 있는 것들)

조건제공 혜택
Elite 뱃지 1개맞춤형 생명보험 견적 제공
Elite 뱃지 20개고객 이름으로 대신 기부
Elite 뱃지 70개페이스북에 자랑할 수 있는 Health Hero 증표
Elite 뱃지 2,250개세계 철인 경기 티켓 제공

헬스아이큐 퀴즈에서 고득점을 획득하면 엘리트(Elite)뱃지를 줍니다. 우선 이 뱃지를 획득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저는 식단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습니다. 그리고 영양 관련 영어단어를 잘 몰라서 몇 문제를 찍었는데도 영양분야(Nutrition side)에서 엘리트뱃지를 획득했습니다. 퀴즈들이 정교하다는 인상은 받았으나 정작 엘리트뱃지를 받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 Elite 뱃지 몇 개를 모아야 할인된 보험 견적을 받을 수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적어도 5개 이상의 뱃지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단 하나의 뱃지로도 견적을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는 건강지식(Health Literacy)이 충분한 사람인지를 증명하는 허들이 굉장히 낮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후 뱃지를 더 많이 모아서 얻을 수 혜택들을 살펴보면 이해가 더 빠를 것입니다. 고객 이름으로 대신 기부, 철인 경기 티켓 등 보험료 할인과는 아무 관계없는 것들입니다.

이를 통해 유추할 수 있는 것은, 헬스아이큐가 B2B로 제공하는 가치는 ‘고객 획득’이라는 점입니다.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에게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겠다는 비전 아래,  할인된 가격으로 생명보험을 들지 않은 사람들과의 접점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이런 구조가 잘 작동한다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온라인 판매 채널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것입니다. 보험판매원을 고용하고 각종 마케팅 비용을 들여가며 보험을 가입시키려던 보험사의 노력을 떠올려보면, 헬스아이큐의 출현이 가뭄의 단비같이 느껴질 것입니다. 헬스아이큐와 보험사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죠.

보험업의 새로운 강자 : MGA(Managing General Agent)_독립보험판매점

보험산업의 판매 채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집니다. 1)전속대리점과 2)독립보험대리점이 있습니다. 자사의 보험만 판매할 수 있는 전속대리점과 달리 독립보험대리점은 다양한 회사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독립보험대리점은 주로 보험사가 갖추지 못한 지역의 네트워크, 관련 전문성을 가지고 영업을 합니다.

(HealthIQ Insurance Licence, CA)


브로커 역할을 하는 헬스아이큐도 이런 MGA의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켈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HealthIQ Licences를 살펴보면 “Insurance Producer”이라는 명칭으로 발급되어 있습니다. Insurance Producer의 뜻을 찾아보면 보험사를 대신하여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주체(Insurance producers sell insurance products on behalf of insurance companies)라고 합니다. 즉 독립보험판매점의 성격이 드러나는 지점입니다. 자신들이 강점을 가지는 시장과 고객을 상대로 보험사들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죠.

이렇듯, 보험사의 영업 방식과 채널도 점점 바뀌고 있습니다. 타겟 고객에게 소구점을 전달하고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플랫폼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보험사들의 상품을 팔기만 하던 영업점들이 점점 자체 컨텐츠와 온라인으로 무장하여 덩치를 키워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헬스아이큐도 이러한 시장의 성장성과 온라인의 연결이라는 특징 덕분에 높은 벨류에이션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창업자의 스토리와 비교적 만기가 긴 생명보험을 다룬다는 점에서 MGA의 장점을 잘 살린 것이죠.

여기까지 HealthIQ였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더 성장할지 기대되며, 또 다른 경쟁자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궁금해지는 시점입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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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혁(Baobab)

서당개 3년 풍월을 읊는다? 25세 경영학 전공, IT 스타트업 서당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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