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것들의 푸드 트렌드

 

‘요즘 것들은 말이야 패기도 없고 열정도 없어!’  개그 소재로도 자주 쓰이고 고구마 처럼 답답한 직장에서 있었던 일을 말할 때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오죽하면 이걸로 2017년에는 노래가 나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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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TV)

 

“요즘것들 이래서 안돼요, 요즘것들 이래서 안돼요, 각도는 18도로 굽힌채로

아예 아예 아 예 예 예, Ah yeah ah yeah yeah yeah ”  요즘것들 (Feat. Zico, Dean) 中

 

하지만 요즘 것들에게도 이름이 있다. 바로 ‘밀레니얼 세대’이다. 요즘 것들은 우리 사회와 시장, 문화를 이끌어 나가면서 비즈니스의 핵심이 되고있다. 푸드 트렌드까지 점령한 ‘요즘 것들’. 이들은 음식 문화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밀레니얼 세대의 정의

밀레니얼 세대란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에 걸쳐 출생한 세대로 소셜 미디어 환경에 친숙하며 자기 표현 욕구가 강하다. 이들은 건강과 식생활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이전 세대 (베이비붐 세대, X 세대)와 달리 소유보다는 공유를 추구하는 소통 세대이다. 누군가 생각나지 않는가?

 

밀레니얼 세대는 왜 중요한가?

2018년 1월 기준 밀레니얼 세대는 약 25억명, 전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넘는다. 이전 어느 세대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규모가 크다. 실제로 밀레니얼 세대의 연간 지출액은 2010년대 초반 2,499조 8,400억 원(2조 2400억 달러)을 넘어섰는데, 삼성전자 시가 총액이 약 300조원인 것에 비교하면 얼마나 큰 금액인지 실감할 것이다. 그리고 시장은 이들의 구매력이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거라고 전망한다.

밀레니얼 세대가 모든 산업의 소비 주체가 되면서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푸드 트렌드 역시 마찬가지다. 이 젊은 세대가  음식을 어떻게 인식하고 소비하는지는 음식 산업의 미래를 전망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왜 ‘음식’에 집착할까?

앞서 말했듯이 밀레니얼 세대는 옷보다는 음식에 더 많은 돈을 소비하며, 유명 쉐프들을 스타 반열에 올릴 만큼 파급력이 크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요리와 쉐프를 다루는 TV 프로그램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 이를 증명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왜 ‘음식’에 집착할까?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을 정리한 사례는 많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곳은 별로 없다. 이브 폴이 쓴 < A Taste of Generation Yum>에서 그 이유를 조금은 알 수 있는데, 저자는 매슬로우(Maslow) 욕구에 따라 3가지 요인을 꼽았다.

 

1. 음식은 자신의 의도대로 제어할 수 있다. 밀레니얼은 베이비붐 세대의 부모님이 가지고 있던 경제적 부를 누리며 자란 세대다. 하지만 막상 경제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서 경기 침체, 학자금 대출, 기후 변화에 두려움을 느낀다. 왜냐하면 이 모든 것이 본인이 제어하지 못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식은 제어가 가능하다. Non- GMO, 유기농, 비건, 글루텐 프리 등 다양한 요소들은 제어가 가능하다. 밀레니얼 세대가 ‘투명성’과 ‘간편성(단순함)’을 따지는 이유도 이것과 연결된다. 식재료나 레시피를 본인이 이해하기 쉽게 소비함으로써 본인이 먹는것에 대한 통제(제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자신의 식습관을 정의하는 커뮤니티 속에서 소속감을 느끼고 사회적으로 인정 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나르시시즘이 강하며, SNS를 중심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관리하고, 셀프 브랜딩을 하는 세대이다. 이 때, 음식은 그런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다. 비건, 오가닉과 같은 특정 식습관은 특정 가치 체계 (환경문제, 동물 보호. 지속가능성 등)를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3. 밀레니얼 세대는 경험을 통해 의미를 찾는다. 물건 또는 무언가를 소유하기 위한 소비는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무의미하다. 소유보다는 개개인에게 유의미한 ‘경험’을 소비하는데, 음식 역시 이러한 경험 중 하나이다.

특정 제품을 구매하는 것 또한 세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느끼는 세대가 밀레니얼 세대이다. 유기농 제품을 먹거나 뒤에서 언급할 기업의 제품을 사는 것이 그런 소비의 예가 될 수 있다. 즉, 음식의 구매 또는 소비 자체가 *친사회적 행위가 되는것이다.  

* 친사회적: 타인의 행복에 대해 관심을 갖고 배려하는 내재적인 심리적 특성이 행동으로 나타난 것. 프라이탁을 매고 펜타고니아를 입는 것 또한 이런 친사회적인 행동과 연관지을 수 있다.

 

이 외에도 밀레니얼 세대가 음식에서 찾는 경험은 감각적 자극이다. 우리는 종일 컴퓨터나 스마트 폰을 사용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눈과 손 끝에는 미미한 자극을 느낄 수 있지만, 이 모든 것은 가상의 경험이다. 하지만 푸드는 직접 맛보고, 느끼고, 관찰할 수 있다. 우리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감각적 자극을 푸드를 통해서 경험할 수 있다.

기술은 발달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계속해서 아날로그적 영역을 찾는다. 아날로그 적인 영역에 남아 있는 음식에 집착하는 이유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푸드 트렌드에 미치는 영향

투명성 (제조 과정의 투명성과 건강하고 친환경적인 식재료에 대한 욕구)

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 성분분석표를 자세히 보고 있는 사람들을 예전보다 많이 볼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제조 과정에서의 투명성을 중요하게 여기며, ‘내 음식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아야하지 않겠어?’라고 생각한다.  그런 소비자들의 요구에 기업들도 제품의 성분과 주재료를 정확히 명시하고 있다.

 

월마트(Walmart)는 세계 최대 규모의 유통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지사에서 끊임없이 돼지고기 위생 관련 문제가 제기됐다. 이는 소비자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는데, 미국 IBM과 함께 ‘블록체인 축산물 이력제’(식품 안전 프로젝트)를 도입하여 문제를 해결했다. ‘블록체인 축산물 이력제’는 식재료, 보관 창고 등에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부착하여 식재료의 생산부터 유통까지 고객이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거래의 모든 과정을 누구든지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블록체인의 특성을 이용해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낸 것이다. 월마트는 점차 블록체인 시스템을 적용하는 품목을 늘려 나갈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농림축산식품부가 ‘블록체인 축산물 이력제’를 시범 운영하며, 식재료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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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IBM)

 

한편, 이마트가 주관하는 ‘국산의 힘 프로젝트’ 또한 눈여겨 볼만 하다. 이마트는 안심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직접 식재료의 원산지, 안전성 등을 확인한 후 인증 라벨을 붙여 판매한다. 라벨에는 식재료를 직접 수확한 농부의 성함과, 사진이 붙어 있다. 이는 살충제 달걀 사건 이후 먹거리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소비자에게 식품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줄 수 있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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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SG )

 

건강하다라는 말의 뜻도 밀레니얼 세대에 의해 재 정의되고 있다. 저지방이나 고섬유질은 더 이상 건강한 음식을 정의하는 단어가 아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친환경(Eco-Friendly), 유기농(Organic), 현지에서 생산(Natural)되거나 지속가능한(Sustainable) 음식을 건강한 음식이라고 말한다.

지구온난화 등 환경문제를 직접 보고 겪으며 자란 밀레니얼 세대는 환경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내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지구도 아껴야한다는 것이다. 내가 먹을 음식이 어떻게 생산되고, 제조 되는지를 집요하게 따진다. 장을 보거나 식당을 가도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우선순위가 되는 것이다. 환경 문제에 대한 밀레니얼 세대의 인식이 증가하면서 식품 제조사들은 더욱 더 친환경적인 제품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인 ‘햄튼크릭’(Hampton Creek)은 식물성 제품을 생산한다. 인공계란인 ‘비욘드 에그’(Beyond Eggs)와 이를 기반으로 만든 식물성 마요네즈인 ‘저스트 마요’(Just Mayo)는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다. 축산업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아줄 수 있는 대체재인 것이다. 축산물을 대체할 수 있는 식물성 식품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라는 밀레니얼 세대의 가치관에 부합하기에 성장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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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Amazon)

 

시대의 변화에 맞춰, 국내에서도 식물성 식품에 몰두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푸드테크 스타트업 ‘더플랜잇’(The PlantEat)이다. 더플랜잇은 약콩을 주재료로 한 식물성 마요네즈인 ‘잇츠 베러 마요(Eat’s Better Mayo)’를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다. 또한 이를 발판삼아 축산물을 대체할 수 있는 더 많은 식물성 식품을 연구하여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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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더플랜잇)

 

 

개성 (커스텀, 월드 와이드)

주문제작, 커스텀 제작이라는 단어는 이제 식당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다른 사람들과 같은 평범하기 짝이 없는 버거나 음료를 먹고 싶어하지 않는다. 한 끼를 본인의 취향에 맞춰 맛을 직접 디자인한다. 이왕 내 돈 내고 먹는거 정확하게 내가 원하는걸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미국 쇼핑몰 내 식품매장이 푸드코트(Food Court)에서 푸드 홀(Food Hall)로 변화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존의 푸드코트는 패스트푸드 체인점을 위주로 이루어져 있다. 음식의 맛과 품질을 고려하기 보다는 빠르게 허기짐을 채울 수 있는 장소인 것이다. 이와 달리 푸드 홀은 건강하고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이 모여 있는 곳이다. 뉴욕 브루클린에 위치한 푸드 홀인 디칼브 마켓 홀(Dekalb Market Hall)에서는 타코, 샐러드볼, 칵테일 등 각종 여러가지 메뉴를 제공한다. 푸드코트가 푸드 홀로 진화하면서, 고객이 본인의 취향에 맞는 음식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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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Dekalb Market Hall)

 

밀레니얼 세대는 새로운 음식을 접하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밀레니얼 세대는 호기심이 많고 마음이 열려있는 세대로 정의된다. 새로운 맛을 보고, 독특한 요리를 사랑하며 과감히 채식주의자가 되기도 한다.

 

얼마 전, 에디터 도리(dori)가 신기한 버거집을 찾았다고 자랑을 했다. 땅콩잼과 딸기잼이 들어간 피넛버터 버거를 판매하는 수제버거 전문점 ‘니즈버거’(Needs Burger)이다. 니즈버거는 매달 ‘니즈데이’라는 시식회를 통해 소비자와 신메뉴에 관해 소통하고 피드백을 반영하여 메뉴를 출시한다. 기존 패스트푸드 햄버거 체인점과는 달리  직접 메뉴를 개발하여 판매하는 수제버거 전문점이 늘고있다. 이는 음식으로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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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니즈버거)

 

편리성 (배달, 밀키트, 간편식)

요즘 세대들은 ‘간편한 음식’을 찾는다.국제식량정보협의회재단(IFIC)의 2017 식품 및 건강 조사에 의하면, 55%의 밀레니얼 세대는 음식을 선택할 때 ‘간편함’을 중요하게 여긴다. 밀키트, 푸드 트럭, 배달 서비스 (식료품 배달 서비스 포함), 3분 간편식이 성장하게 된 배경에 밀레니얼 세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간편함’이 작용한 것이다. (밀키트 서비스 처럼 요리 과정은 간단하지만 감각적 경험이 가능한 특징이 밀레니얼 세대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블루 에이프런(Blue Apron)’은 미국 내 밀키트 시장을 형성하는데 큰 공을 세운 기업이다. 2012년 설립된 블루 에이프런은 재료와 레시피를 준비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간편하게 요리하는 즐거움을 내세운 밀키트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이후, 5년만에 블루 에이프런을 중심으로 미국 밀키트 시장은 약 2조 5000억원 달러의 규모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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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블루 에이프런)

 

한편, 한국에서 인기몰이를 하고있는 시장은 다름 아닌 온라인 반찬몰이다. 요리할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부부, 1인 가구 등에 맞춰 간편한 완조리 식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배달의 민족의 자회사인 ‘배민찬’은 모바일 넘버원 반찬가게를 지향한다. 배민찬은 평소에 우리가 흔히 즐겨먹는 반찬을 신선하게 새벽배송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난해 약 3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 세계적으로 ‘간편함’이 극대화되는 식품이 메가트렌드로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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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배민찬)

 

바쁜 일상에서 먹는 시간을 짧게 쪼개서 푸짐한 한끼보다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런 밀레니얼 세대에 맞춰 작지만 건강한 식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외국에서는 치아씨드 푸딩이나 튀긴 수수, 국내에서는 팩에 들어 있는 호박죽 또는 팩 견과류, 콤부차, 랩노쉬, 밀스 같은 식품을 빈번하게 볼 수 있다. 이런 식품의 특징은 쉽게 열리고 재 보관이 가능하며, 손 안에 들고 다닐 수 있는 제품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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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인테이크)

 

요즘 것들의 푸드 트렌드를 마치며

기본적으로 한식은 김치와 국 등 나트륨 함유량이 높은 음식이 많고, 한국인은 매운 음식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또, 회식 등 술자리가 잦아 내장지방이 쌓이기 쉽다. 이런 점은 앞서 말한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에서 벗어나지만,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도 메인 스트림은 가져가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의 푸드 트렌드인 ‘투명성, 개성, 편리성’은 현재 한국의 식품 업계에 반영되어 가정간편식, 식물성 대체식품 등 여러 시장이 꿈틀거리며 싹을 피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여 관심 또한 늘어나고 있다. 요즘 것들이 앞으로 이끌어 나갈 푸드 트렌드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본 기사는 CRUNCH와 DORI가 함께 작성했습니다.

 

참조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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