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어떻게 미국의 대항마가 되었나?

 

여러분은 ‘중국’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중국은 ‘저품질 중저가 제품을 판매하는 국가’였습니다.

‘MADE IN CHINA’라는 문구가 붙으면 마음에 드는 제품이라도 어쩐지 좋다고 말하기 민망한 경향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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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의 보조배터리

 

중국 제품 중 말도 안 되는 가성비를 자랑하며 ‘대륙의 실수’라는 우스갯소리를 듣는 제품이 몇 가지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샤오미의 보조배터리는 단연 1등 입니다.

  • 대륙의 실수 : 저렴한 가격에 뛰어난 품질을 가진 중국 제품을 일컫는 은어

제품의 성능을 인정받기전까지 샤오미는 애플, 삼성을 따라 하는 ‘짝퉁 기업’, ‘베끼기 기업’이라는 오명을 꾸준히 들어왔습니다.

다수의 국내 언론과 대중들은 샤오미의 부족한 기술력과 베끼는 행위가 그들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 비판했죠.

그렇다면 요즘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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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기준 전세계 유니콘들의 기업가치 [출처 : CB Insights]

 

현재 샤오미는 전세계 유니콘 기업 중 3번째로 높은 기업가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중국 내에서는 삼성과 애플보다 더 높은 스마트폰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빠른 성장세로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화웨이, 오포, 비보와같은 막강한 경쟁자들 또한 만만치 않은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으로 시장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중국기업들을 삼류 업체, 아류 업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은 없을 겁니다.

이러한 현상은 샤오미 뿐만 아니라 중국 전체에 해당합니다.

중국과 관련된 최근 기사 몇 개만 보더라도 중국의 이미지나 위상이 몇 년 전과는 크게 달라졌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습니다.

미국에 대항할 수 있는 국가는 오로지 중국뿐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중국 경제가 다른 국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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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중국은 어떻게 불과 몇 년 만에 우리가 알던 ‘짝퉁’ 이미지에서 ‘미국의 대항마’로 성장하게 된 것일까요?

‘창업’, ‘기술력’, ‘O2O’ 3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중국이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창업 분야입니다.

스타트업, 창업 분야에서 중국의 성장은 단연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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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후 국가별 스타트업 증가 비율  [출처 : UHY ] 

 

영국 컨설팅업체 UHY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간 중국의 스타트업 증가율은 98%로 전 세계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15년 시진핑은 중국의 간판 경제정책으로대중창업, 만중혁신(大衆創業 萬衆創新)’을 내걸고 창업자들의 혁신적인 활동을 돕기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 대중창업, 만중혁신(大衆創業 萬衆創新) : ‘수많은 사람의 무리가 창업을 하고 창조와 혁신에 임하자’는 뜻의 시진핑 주석이 주창한 신(新) 경제 정책

중국 정부는 새로 진입하는 비즈니스모델을 무작정 규제하기 전에 창업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시도하고 실현시킬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흔히 말하는 Negative System을 택한 것입니다. 일단 시도해보고 문제가 생길 경우 규제를 하는 Negative 방식을 통해 중국의 창업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창업을 위한 창업 공간과 보육 기관도 많습니다. 2016년 12월을 기준으로 중국에는 3,449개의 창업 공간이 설립되었습니다. 이는 전년에 비해 약 25% 증가한 숫자이며 2012년 이후 꾸준히 20%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칭화대학 중국창업연구센터가 발표한 ‘글로벌 기업가정신 모니터 2015/2016 중국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조기창업활동지수는 12.84%로 미국 11.88%보다 높고,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스타트업 평균 창업 비용은 1,889만원에 불과합니다. 미국의 2,040만원, 우리나라의 3,115만원과 비교하면 중국 정부의 창업 지원이 얼마나 활성화 되어 있는지 느껴집니다.

  • 조기창업활동지수 : 전체 성년인구 중 18~64세 창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측정한 지수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의 성공을 논할 때 기준처럼 사용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유니콘’입니다.

유니콘이란 비상장 스타트업 중 기업 가치가 10억불이 넘는 기업을 말하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약 270개의 유니콘이 존재합니다.

유니콘 리스트를 제공하는 Wall Street Journal, Fortune, CB Insight 세 사이트에 의하면 2017년 10월 기준, 중국에 존재하는 유니콘의 개수는 76개입니다. 2017년 5월에 57개였는데 불과 5개월 만에 19개의 신생 유니콘이 탄생한 것입니다.

상위 10개 유니콘 중 무려 4곳이 중국에서 만들어졌고, 유니콘의 10배 가치를 지닌 데카콘 또한 총 13개 기업 중 5개나 보유하고 있습니다.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의 카피캣인 디디추싱을 비롯해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 p2p대출기업 루팍스, 소셜커머스 메이투안 디엔핑, 드론 제작업체 DJI가 그 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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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ckinsey Global Institute]

전세계 유니콘 3개 중 하나가 중국 기업이며 전체 유니콘 기업 가치의 43%를 차지하고 있다니, 정말 놀랍지 않나요?

 


 

중국의 한계라고 생각되었던 기술력은 어떨까요?

지금까지 중국 창업은 주로 서비스 중심이었습니다.

‘글로벌 기업가정신 모니터 2015/2016 중국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고객서비스 분야는 전체 창업 분야의 70%를 차지합니다. 반면 고부가가치 분야는 8% 정도로 현저히 낮은 비율을 차지했죠.

그러나 낮은 기술 창업 비중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디지털 투자와 스타트업 생태계를 보유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최첨단 기술에도 전혀 뒤쳐지지 않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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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ckinsey Global Institue]

Mckinsey Global Institute(MGI)의 ‘중국의 디지털 경제’ 레포트에 따르면 중국은 가상 현실, 자율주행 차량, 3D프린팅, 로봇 공학, 드론 등을 포함한 주요 디지털 기술 벤처 투자에 있어서 세계 3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핀테크 분야에서는 전 세계 1위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또한 2017년 텐센트는 ‘중국 인터넷 미래 5년 추세백서’에서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이 BAT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고, 미국과 2강 구도를 그리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 BAT : 중국의거대 IT 기업 Baidu, Alibaba, Tencent를 일컫는 용어

 

물론 아직까지 미국의 기술력과 규모를 넘어설 수준은 아닙니다. 기업 수에서부터 중국은 709개, 미국은 2905개로 4배 이상 차이가 나는데다가 투자분포에 있어서도 7배 정도의 격차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공지능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바이두, 차세대 기술 개발에 향후 3년 간 17조이상의 연구 개발비를 투자할 것이라 발표한 알리바바, 미국 첨단 스타트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텐센트 등 중국 경제를 선도하는 거대 기업의 행보만 보아도 앞으로 중국이 얼마나 무섭게 성장할지 궁금합니다.

이제 한때 중국의 성장을 견인했던 C2C(Copy to China)JGE(Just Good Enough)의 시대는 지났습니다. 혁신은 더 빠르게 움직이고 중국의 새로운 혁신가들은 슈퍼 컴퓨팅에서부터 유전자 편집에 이르기까지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 C2C(Copy to China) :  중국에 있는 회사가 성공적인 외국 회사, 특히 웹 및 기타 IT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복제하는 경우
  • JGE(Just Good Enough) : ‘이걸로도 충분하다’는 뜻으로 전통적인 중국시장의 특징을 상징하는 단어

기술의 시대가 도래한 중국에서 BAT와 New Face들이 어떤 방식으로 기술을 활용하고 산업을 발전시킬지 기대되지 않나요?

 


 

마지막으로 중국의 O2O시장을 알아보겠습니다.

O2O는 Online to Offline의 약자입니다.

소비형태가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 한 곳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두 공간이 결합된 모형으로 온라인에서 제품 정보 획득, 결제 등이 이루어지고 오프라인에서 최종 소비행위가 행해집니다.

 

 

대표적인 국내 O2O 서비스로는 배달의 민족, 야놀자, 카카오 택시 등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자 소비자들이 화면 터치 몇 번 만으로 원하는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모델이 등장한 것이죠.

중국에서 O2O 서비스는 일찍부터 상용화 되었습니다.

중국이 다른 국가보다 온라인 시장에 뒤쳐져 있다고 판단한 중국 정부가 모바일 시장에서만큼은 경쟁력을 확보하길 원했거든요.

중국 정부는 스타트업 육성 정책을 통해 유연한 조직을 갖춘 스타트업 기업들이 O2O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2015년, 중앙정부는 전통산업에 모바일 시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을 결합하여 O2O 혁신과 산업 고도화를 추진하는 ‘인터넷+’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지방정부 또한 O2O 분야 스타트업을 위해 인큐베이팅 공간을 마련하여 산업 활성화에 적극 지원했고요.

정부의 지원과 더불어 배달, 세탁, 교육 등 생활밀착형 O2O 서비스에 BAT가 적극 투자하며 O2O 시장은 더욱 활력을 띠게 되었습니다.

모바일 결제 시장 또한 O2O 시장 성장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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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이리서치]

현재 중국의 모바일 결제 시장은 미국의 80배 규모입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모바일 결제 거래 규모는 9957조원이었습니다. 반면 동일한 해에 미국의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는 127조원이었죠.

현재 중국에서는 일반 식당을 비롯해 편의점, 커피숍, 노점상, 지하철에서도 모바일 결제를 사용합니다. 심지어 길에서 노래하거나 연주하는 사람들도 OR코드로 팁을 받습니다.

중국에서 모바일 결제가 얼마나 확산되어 있는지 감이 오시나요?

당연히 O2O 서비스는 두 말할 것도 없습니다. 대부분의 서비스가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나 텐센트의 위챗페이를 연동하여 결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알리페이(Alipay) : 알리바바 그룹이 개발한 온라인 결제 서비스
  • 위챗페이(WeChatpay) : 텐센트가 서비스 중인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 탑재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이러한 모바일 결제 시장의 성장은 O2O 시장과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O2O의 등장으로 모바일 결제 시장이 탄력을 받게 되고, 모바일 결제 시장의 성장으로 모바일 결제의 편의성이 높아지자 O2O 서비스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중국의 O2O 시장 규모만 83조원 입니다.

이렇듯 중국의 O2O 시장은 다양한 주변 환경과 더불어 빠르게 성장하여 이제는 성숙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제 중국은 O2O 서비스를 넘어 신(新)O2O라 불리는 신유통 시대로 이동 중입니다.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2016년 10월 항저우 윈치 개발자 대회에서 ‘신링쇼우(新零售)’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습니다.

신링쇼우는 우리나라 말로 신유통인데요, O2O가 온라인 활동과 오프라인의 재화를 연결하는 것이라면 신유통은 오프라인에서의 모든 경험과 물류과정을 온라인화/모바일화 하는 것입니다.

신유통을 설명할만한 가장 잘 알려진 예로는 아마존 고(Amazon Go)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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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마존 공식 사이트]

세계 최대의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은 이제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에까지 진출하고 있습니다.

시애틀 아마존 본사에서 직원대상으로 시범운영 중인 오프라인 무인 매장 아마존 고에는 점원과 계산대가 없습니다.

단지 아마존 고 매장 입구에서 QR코드를 찍은 후 원하는 물건을 가지고 나오기만 하면 됩니다.

정말 간단하죠?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요?

고객이 매장에 들어오면 고객의 동선을 따라다니는 원형 카메라가 고객이 선택한 제품을 센서를 통해 인식하고 장바구니에 추가합니다.

그리고 소비자가 매장을 나가는 순간 아마존 고 앱에 등록되어 있는 카드에서 자동으로 결제가 이루어집니다.

여기에 아마존의 자동 물류 시스템이 합쳐져 마윈이 얘기한 완벽한 ‘신유통’의 형태가 됩니다.

오프라인의 온라인화를 통해 물류 과정에서 재고를 제로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신유통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은 다름아닌 중국입니다.

2016년 8월, 알리바바는 ‘타오카페’라는 무인 편의점을 선보였습니다.

타오카페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방식은 아마존 고와 동일합니다.

 

1. 매장 출입 전 타오바오 앱에 가입한다.

2. QR코드를 찍고 매장에 출입한다.

3.원하는 물건을 고른다.

4.물건을 들고 ‘Payment door’이라 불리는 출구를 통과한다.

5.알리페이를 통해 자동으로 결제가 이루어진다.

 

유투브를 보면 타오카페에서 흥미로운 실험을 하는 영상이 올라와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밀집되어 있는 곳에서 상품을 가져가거나, 상품을 손에 들지 않고 가방에 넣어 출구를 통과하는 등의 상황을 연출하는데 대부분의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결제가 완료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놀라운 것은 알리바바의 인공지능이 고객과 물건을 인식할 뿐만 아니라 이후에 고객이 물건을 집을 때의 표정까지 파악하여 어떤 물건이 인기 있는지 분석한다는 것입니다. 재고의 제로화를 위해 말이죠.

알리바바를 비롯하여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동, 신선식품 업체 허마셴셩, 신흥 무인 편의점브랜드 볜리펑, 빙고박스 등이 중국 신유통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과거에 전혀 볼 수 없었던 이 놀라운 서비스들은 새로운 유통 혁신을 일으키며 중국인들의 생활 속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정부와 거대 IT기업을 중심으로 이미 우리보다 한 발짝 앞서서 미래를 주도하고, 새 것을 받아들이고 있는 중국의 현재 모습을 살펴보았습니다.

더 나은 서비스와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성장하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기업은 자연스레 힘을 잃는 중국 시장을 보면서 우리나라는 어떠한지 잠시 생각해보았습니다.

수 많은 규제에 동력을 잃는 스타트업과 전통 시장, 고착화 된 시장을 놓지 못하는 정부. 아직까지는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물론 중국을 따라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겠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이웃나라를 보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때인 것 같습니다.